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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2.18 홍콩과 마카오 여행

며칠 전에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왔다. 부담 없는 여행이었기에 이미 본 경치 보다는 산해진미라도 즐기고 오자는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음식 보다는 다른 부분에서 많은 것을 느낀 여행이었다. 

빅토리아 피크에서 바라본 홍콩섬 야경

마카오나 홍콩은 엄청난 공사중이었다. 점차 가라앉고 있다는 중국 경제의 남은 저력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일기도 한다. 물론 내가 그런 걱정까지 할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쨋든 중국이 침체기에 들어가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수 많은 나라가 영향을 받을테니 파급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현재의 홍콩 거리를 걷다 보면 아직까지는 그런 것은 기우라고 느껴진다. 어딜 가도 사람이 넘쳐난다. 모두가 중국 사람인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중국으로부터 온 것으로 보인다. 픽크 트램을 타기위해서 2시간이나 기다리고, 내려올 때는 왕복 티켓을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최근의 홍콩은 쾌적한 여행을 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닌 것 같다. 반면 마카오는 그래도 짜증이 날 정도로 붐비지는 않았다. 물론 이는 적절치 않고 무책임한 말이다. 나는 주중의 마카오와 주말의 홍콩을 경험하고 왔다. 그러니 주말의 마카오와 주중의 홍콩이 어떤지 잘 모른다. 마카오도 주말에는 인파로 넘치고 주중의 홍콩은 비교적 한산할 수 있다. 아무튼 십년 전보다는 시설도 늘었지만, 그 이상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홍콩과 마카오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이한 기억으로는 중국 사람들이 의외로 친절하다는 생각을 수 차례 한 적이 있었다는 점이다. 홍콩 마카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원래부터 친절했다고 생각은 했는데, 같은 관광객으로서의 중국 사람들도 여유가 많아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파가 붐비다보니 상상 이상으로 의도적이지 않은 신체적 접촉이 일어났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들이 먼저 인사하거나 늦게 인사하더라도 웃으면서 그리고 목례와 사과의 말을 전하면서 지나갔다. 서울 길거리에서도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들 보다 더 민감하게 그리고 더 예의 바르게 중국인들이 반응하는 것 같아서 이제는 우리가 가졌던 선입견도 버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서양인도 아니고 그들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게 생긴 나로서는 기분 좋은 그러나 뭔가 두려움을 느낄 만한 충격이었다. 물론 이것도 일반화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개인적인 경험일 뿐이지만….

마카오 코타이 지역의 야경. 베네치안 호텔도 크지만, 파리지앵 호텔의 크기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엄청난 규모로 거대해져 가는 홍콩과 마카오. 그들 뒤에는 중국의 거대한 소비력이 있다. 아직은 우리가 담담하게 이들의 약진을 바라보고 있지만, 언제가는 그들의 활력에 부러운 눈빛을 보이게 될 수도 있다. 비록 중국 전체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고, 또 거품이 있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그들의 정체 또는 몰락을 우리부터가 나서서 걱정을 해야만 할 정도로 우리가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점도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이제 어떠한 정치가도 그들을 무시한 정책을 제시하거나 실천할 수 없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설명하기 민망한 문제로 우리의 겨울은 실제 기온 보다 더 춥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어도 전혀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우리나라 보다 한참 따듯한 홍콩과 마카오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느끼고 온 것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우리의 기억에서는 겨울이라 하면 눈과 크리스마스를 생각하고 여유있는 마음으로 그 분위기를 마음껏 즐기곤 했었는데 말이다. 이번이 정치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 이런 경제 상황이 약소국의 한계와 우리의 부패 DNA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누구가가 우리에게 일러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이 정치 사태가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으로 빨리 해결되고… 우리가 예전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진정으로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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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palmi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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