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스타 트렉을 보면 커크 선장이 어려움 없이 순간 이동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우주선에서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고, 그곳에서 우주선으로 순간 이동도 할 수 있다. 이러한 텔레포트 또는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면 우리의 생활은 얼마나 달라질까? 우선 교통 수단이 거의 필요없어 진다. 가까운 거리부터 다른 혹성에 이르는 먼 거리까지 사람이나 물건을 순간 이동시킬 수 있다면 우주의 개척도 활발해질테고, 산업과 생활 모든 면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그럼 순간 이동과 관련된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발전해 왔을까?
TV 드라마 스타 트렉에 나오는 순간 이동 장면. 미래에 대한 기대를 잔뜩 심어준 장면이다. (digitalafro.com)
순간 이동을 이미 성공한 사례도 있다. 아쉽게도 생물체도 아니고 고분자의 물질도 아닌 단순한 광자 (Photon) 수준이기는 하지만… 이 입자 하나를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 입자의 상태를 스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상호 작용이 발생하고 그에 따라 원래 입자의 상태도 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스캔한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입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대신 그 입자의 상태를 석고 틀을 뜨는 것과 비슷한 개념인 얽힘 (Entanglement) 현상을 이용한다.
이런 방식으로 광자 하나를 순간 이동하려면 광자가 총 세 개가 필요하다. 우선 순간 이동 시키려는 광자 A와 얽힘 현상을 이용하여 다른 광자 B의 상태를 만든다. 광자 B는 얽힘 현상에 의해 광자 A와 반대의 스핀 양자수를 가지게 될 것이다. 다시 이 광자 B와 또 다른 광자 C에 얽힘 현상을 유도하면 결국 광자 C는 초기의 광자 A와 같은 상태를 가지게 됨으로써 순간 이동을 완료하게 된다. 사실 광자 A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닌 특정 장소에 복제되는 개념이다. 대신 원래의 광자 A는 실험 과정 중에 상태가 변하여 사라지기 때문에 광자 C가 복제물이라고 해도 유일한 입자가 된다. 그래서 순간 이동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
2002년에 호주에서 최초로 레이저 빔을 이동시켰다고 하며, 2006년에 덴마크의 닐스 보어 연구소에서는 레이져 빔을 1.6피트 이동시켰다고 한다. 2012년 중국에서는 무려 97km 떨어진 곳으로의 이동에 성공한다. 이러한 광자의 이동은 양자 컴퓨터의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 전송에 사용될 수 있다. 최근에는 큐비트 정보를 일반 통신용 광섬유를 통하여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으며, 반도체 칩안에 있는 수마이크론 크기의 전자회로 세 개와 얽힘 현상을 이용하여 10,000큐비트의 다중 정보를 이동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양자 컴퓨터 발전의 큰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순간 이동은 영화의 것과 너무 차이도 나고 아쉬운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생명체의 순간 이동을 원하고 또한 큰 물체가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원한다. 그들은 이동 수단에 의지하지 않고 직장에 가기를 원하며, 멀리 있는 혹성에 지루한 여행 없이 도착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술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오직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물질 상태를 원자 수준으로 스캔하는 것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에 의하면 불가능하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알 수 없고, 한가지를 측정하는 사이에 다른 한가지가 변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광자의 스캔도 무의미해서 얽힘 현상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스캔을 할 수 있다고 하여도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는다. 사람의 경우 스캔해야 할 원자의 수는 무려 1028개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백조를 다시 백조배한 값이다. 이 같은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도 큰 문제이고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각 입자를 정확히 그 자리에 위치시키는 것도 대단한 기술적 난제가 된다. 만일 일부 입자가 수 밀리미터 정도만이라도 잘못 이동 되었다면 그 생명체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될 수도 있다.
영화 파리 (The Fly)의 한 장면. 이 영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순간 이동은 가끔 끔찍한 느낌을 주곤 한다. (imdv.com)
순간 이동의 대표적인 영화로 우리는 영화 파리 (The Fly)를 생각한다. 그리고 순간 이동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비극에 대해서 우려를 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순간 이동에 필요한 절대 클린룸도, 정보를 처리할 컴퓨터도 만들 수 없다. 그리고 혹시라도 괴물을 탄생시킬지도 모르는 복제기 또는 이동 장치를 만들 기술의 근처도 가지 못하고 있다. 순간 이동은 아주 매력적이고 쓰임이 많은 기술이지만, 지금 이 글을 읽는 그 누구도 일생 중에 어떤 장치를 통해 순간적으로 사무실로 출근하는 그런 일을 경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참고 사이트
http://science.howstuffworks.com/science-vs-myth/everyday-myths/teleportation1.htm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dn21811-teleportation-record-heralds-secure-global-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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