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력장치가 불가능하다면, 항성간의 여행을 위해서는 최소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고효율 고출력의 우주선 엔진이 필요하다. 현재 우주에서 사용 가능한 엔진이 물론 존재하기는 하지만, 출력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매우 적다. 무중력에 마찰이 없기 때문에 인공위성 등의 위치나 자세 제어를 위한 엔진의 출력은 오히려 클 필요가 없지만, 이러한 엔진으로는 다른 태양계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혹성인 화성에 가는 것도 상당한 도전이 된다. 그리고 효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엄청난 연료가 필요한 점도 부담이다. 연료를 많이 실어야 한다는 점은 결국 우주선의 중량을 늘리게 되고 다시 효율을 떨어뜨리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큐리오시티 (Curiosity)를 싣고 간 화성탐사선은 가장 가까운 혹성인 화성에 8개월 11일만에 도착했는데, 이와 같은 속력으로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은 곤란할 것으로 생각된다.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는 8개월 11일만에 화성에 도착했다. (http://mars.nasa.gov)
현재 가장 기대를 받으며 개발되고 있는 엔진은 VASIMR이라고 불리는 전자기 이온 추진 시스템이다. 원래 이름은 Variable Specific Impulse Magneto Plasma Rocket Engine으로 VASIMR은 간단한 약칭이다. 이 엔진이 개발 완료되면 10분의 1 정도의 연료를 사용하여 기존의 화학 로케트보다 10배의 출력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40일도 안 걸려서 화성에 도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정도면 유인 우주선을 보낼 수 있을 정도의 출력이다.
VASIMR의 구성 (Wikipedia.org)
VASIMR은 기존 화학 로케트 보다 매우 복잡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아르곤이나 크세논 등의 가스를 RF 웨이브로 전자렌지 처럼 가열한다. 그 다음엔 Helicon 커플러를 사용하여 가스를 프라즈마 상태로 변화시키고 초전도체로 만든 자기장으로 가두어 둔다. 다시 RF 웨이브를 이용하여 백만도씨까지 가열을 하고 자기장으로 가속을 하여 이 플라즈마를 방출하면 고속의 엔진 출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해서 10분의 1의 연료로 10배의 출력을 얻을 수 있지만, 단점도 아직 존재한다.
연료를 가열하는 방식은 전기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태양전지판을 사용하는 인공위성에서도 상태에 따라 사용이 제한되기도 한다. VASIMR은 그보다 더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기존의 태양전지판을 사용한 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현재 가능한 방법은 핵 반응로 뿐이다. 핵반응로를 탑재하여 전기를 공급해야만 VASIMR의 출력을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좀 불안하다. 또 상당한 출력의 RF 웨이브와 자기장이 우주선 다른 부분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제작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VASIMR도 아직은 갈 길이 상당히 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극 없이 플라즈마 가속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극의 부식이 발생하지 않아서 수명이 기존의 이온 로케트 보다 상당히 긴 장점도 있다.
NEXT라고 불리는 미 항공우주국의 다른 추진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도 있다. VASIMR과 유사한 이온 추진 시스템이지만, 태양전지판에서 생성되는 전기만을 사용하여 플라즈마를 가속한다. 현재까지 실험으로는 10분의 1의 연료로 기존 화학 로케트와 같은 출력을 얻었다고 하지만, 출력은 당연히 VASIMR에 미치지 못한다.
항성간의 여행을 위한 과학자들이 모임이 열리기도 했다. (Icarus Interstella)
이카루스 인터스텔라라고 하는 비영리 재단이 항성간의 여행을 위한 컨퍼런스를 개최했는데, 다음 중의 하나가 필요하다고 했다.
- 기존 화학 로케트보다 고효율 고출력의 추진 시스템
- 핵 반응을 이용한 고출력 추진 시스템
- 물질 - 반물질 반응을 이용한 고출력 추진 시스템
- 엄청나게 큰 돛과 태양풍 플라즈마 (태양에서 날아오는)를 이용한 항행 시스템
- 시공간을 접어서 여행할 수 있는 워프 드라이브
이중 워프 드라이브는 미 항공우주국이 공식적으로 개발 중이지 않다고 했다.(http://www.nasa.gov/centers/glenn/technology/warp/warp.html) 그리고 태양풍 플라즈마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거의 텍사스 주만한 돛이 필요하다고 한다. 반물질이 물질과 결합할 때 매우 큰 에너지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 반물질을 만드는데 아직까지는 천문학적인 돈이 든다. 반물질 광산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수지가 맞지 않는 사업이 될 것 같고... 핵융합을 이용한 램제트 엔진은 입력되는 수소를 모으기가 만만치 않다. 거의 도시보다 큰 흡입기를 우주에 만들어야 한다.
현재 기술로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 VASIMR 뿐이다. 하지만, 화성까지 40일이 걸리는 엔진으로 항성간을 여행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해 보인다. SF 영화에서처럼 단 시간에 다녀오는 여행이 아닌 일생의 한번 뿐인 여행이 될 가능성이 높을테니까. 따라서 항성간의 여행 뿐 아니라, 일반인이 목성과 토성을 여행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는 많이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다음 세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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